치매도 이젠 국가가 책임진다
치매도 이젠 국가가 책임진다
치매안심센터를 통한 1:1 맞춤형 상담·검진·관리·서비스연결
  • 김재윤 기자
  • 승인 2017.09.18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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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보건복지부>

(내외통신=김재윤 기자)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치매 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강조했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지난 6월에는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시 한 번 시행을 약속한 바 있다.

이날 보고대회는 제10회 치매극복의 날 행사 기념식에 앞서 진행됐다. 박능후 장관이 추진계획을 발표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메시지가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동안 치매로 인한 고통과 부담을 개인과 가족들이 전부 떠안아야 했기 때문에 많은 가정이 무너졌다”고 하면서,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해 오신 우리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치매 국가책임제의 배경에 대해 인구 고령화와 치매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2016년 말 현재 69만 명으로 추산되는 치매환자가 2030년에는 127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같은 상황에서 치매어르신과 그 가족들의 고통은 날로 깊어져가고 있기 때문에 고통을 국가가 함께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치매예방부터 돌봄, 치료, 가족지원까지 치매 보호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여전히 치매가족들은 어떤 절차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려운 구조이고, 국민들이 느끼는 치매 의료비와 요양비 부담이 크다.

이번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은 그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치매에 대한 조기진단과 예방부터 상담·사례관리, 의료지원까지 종합적 치매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치매어르신과 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고,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치매안심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그간 관련 직역단체, 종교계, 관련 협회와 전문가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예산당국 등 관계부처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간 협의를 진행해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에 따르면, 올해 12월부터 전국 252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되어, 치매어르신과 가족들이 1:1 맞춤형 상담, 검진, 관리, 서비스 연결까지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치매안심센터 내부에는 치매단기쉼터와 치매카페가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치매어르신의 초기 안정화와 치매가 악화되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치매가족의 정서적 지지 기반이 돼 줄 예정이다.

치매안심센터에서 받은 상담, 사례관리 내역은 새롭게 개통될 ‘치매노인등록관리시스템’을 통해 전국 어디에서든 유기적, 연속적으로 관리된다.

치매안심센터가 문을 닫는 야간에는 치매상담콜센터 1899-9988을 이용하도록 해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치매 핫라인이 구축된다.

그리고, 앞으로는 보건복지콜센터(129)와도 연계를 강화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간에는 신체기능을 중심으로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장기요양 등급을 판단했기 때문에 신체기능이 양호한 경증 치매어르신들은 등급판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앞으로 신체기능이 양호한 치매어르신도 모두 장기요양보험의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장기요양의 등급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새롭게 등급을 받는 분들은 신체기능 유지와 증상악화 방지를 위해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간호사가 가정을 방문하여 복약지도나 돌봄 관련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치매환자에 특화된 치매안심형 시설의 확충도 추진한다.

치매안심형 시설이란, 일반 시설보다 요양보호사가 추가 배치되고, 신체나 인지 기능 유지에 관련된 치매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을 의미한다. 특히, 공동거실 등이 설치되어 가정과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

활동성이 강한 경증 치매어르신이 주로 이용하게 될 치매안심형 주야간보호시설(현재 9개소)과 중증 치매어르신이 주로 이용하게 될 치매안심형 입소시설(현재 22개소)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아울러, 장기요양시설 지정갱신제 도입, 장기요양 종사자 처우개선 등을 통해 서비스 질 관리와 종사자 전문성 강화도 동시에 추진된다.

이상행동증상(BPSD)이 심해서 시설이나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중증환자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충될 치매안심요양병원을 통해 단기 집중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상행동증상(BPSD: 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은 치매에 동반되는 감정적, 정신적 증상을 의미하며, 환각, 폭력, 망상 증상이 동반된 중증 치매환자 중 10~20%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치매안심요양병원은 우선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공립요양병원에 시범적으로 치매전문병동을 설치해 지정, 운영할 계획이며 향후 단계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치매 이외에 다른 내·외과적 질환이나 치과 질환 등이 동반된 경우에도 걱정없이 진료받을 수 있도록 치매통합진료 수가를 신설하는 등 관련 수가도 손을 볼 계획이다.

건강보험이 확대되면서 치매에 대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든다.

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도 포함되었듯이 20%~60% 수준이었던 중증 치매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률이 올해 10월부터 10%로 인하되고, 인지영역별로 기능저하 여부를 정밀하게 검사하는 종합 신경인지검사(SNSB, CERAD-K 등)와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자기공명영상 검사(MRI)도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진단검사 비용은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100만원 정도였으나, 건강보험 적용에 따라 40만원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위소득 50% 이하 수급자에게 적용되던 장기요양 본인부담금 경감 혜택도 대상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그동안 부담이 컸던 식재료비와 기저귀와 같은 복지용구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기저귀는 경제적 부담(월평균 약 6~10만원)으로 인해 치매환자 가족의 수요가 가장 큰 품목이다. 장기요양 급여가 적용되면 가정에서 치매어르신을 모시는 분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에 350여개가 분포되어 있는 노인 여가시설인 노인복지관에서도 치매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주로 인지기능이 약화된 어르신이나 75세 이상 독거어르신 등 치매 위험에 노출된 분들이 대상이 될 전망이며, 이분들에게는 미술, 음악, 원예 등을 활용한 인지활동서비스가 제공된다.

66세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가건강검진의 인지기능검사도 보다 정밀화되고 보다 촘촘해진다.

그간에는 5개 항목으로 구성된 1차 간이검사를 실시한 후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때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인지기능 장애검사를 실시했으나, 앞으로는 처음부터 15개 항목의 인지기능 장애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검사주기도 단축되어, 66세부터 4년마다 받던 것을 앞으로는 2년마다 받게 된다.

검사결과 치매가 의심되면 치매안심센터로 연결되어 상담, 치매검사, 약제비 지원 등 지속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이 밖에도 치매가족 휴가제, 치매어르신 실종 예방사업, 치매노인 공공후견제도 등을 통해 치매 친화적인 사회 환경을 조성한다.

지역사회 주민의 교육과 참여를 통해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어르신을 서로 돕도록 유도하는 치매안심마을 조성 사업과 치매파트너즈 양성 사업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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