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접견
문 대통령,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접견
한·독 양국관계 발전, 사회개혁 등에 대한 의견 나눠
  • 민준상 기자
  • 승인 2017.09.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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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게르하르트 슈레더 전 독일 총리로부터 한글번역판 자서전을 선물받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내외통신=민준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슈뢰더 前 독일 총리를 접견하고 한·독 양국관계 발전, 사회개혁, 그리고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기억하는 노력의 중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슈뢰더 前 총리의 자서전 '문명국가로의 귀환' 한국어 번역본 출간을 축하하며, 자서전에서 다룬 분단과 역사문제, 포괄적 사회노동개혁, 탈원전 문제 등은 우리 신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과 일맥상통하거나 참고가 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독일이 다양한 경제지원을 제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힌츠페터 기자가 광주항쟁을 최초로 세계에 알리고, 독일 의회가 김대중 前 대통령 구명운동을 전개했던 사례와 같이 한국의 민주화에도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의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죄 및 주변국과의 화해·협력 추진 사례가 동북아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하고, 슈뢰더 전 총리는 후세대가 과거의 역사적인 일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는 것은 당연하며, 과거를 직시하는 것이 관련국간의 진정한 협력관계 발전에 기반이 된다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나눔의 집’을 방문하여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난 것을 설명하면서, 할머니 한 분이 “우리는 증오도 없고, 복수도 원하지 않는다. 다만 역사에서 있었던 일을 인정받고 싶을 뿐이다”라고 하신 말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할머니께서 손목에 끼워주신 ‘기억 팔찌’를 내 보였고, 또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는데, 젊은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민주주의를 쟁취하려고 했던 노력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택시운전사 영화를 보면서 광주시민의 숭고한 희생과 용기를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의 진실을 알린 힌츠페터 기자의 노력도 광주를 계승하게 된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이 고비고비마다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 준 것에 감사하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당시엔 좌절한 것처럼 보였지만 끝내 한국의 민주주의로 이어졌고, 최근 한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졌을 때 이를 다시 일으켜 세운 촛불혁명의 원천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슈뢰더 전 총리의 ‘포괄적 사회노동개혁’이 독일 경제와 경쟁력을 살려내고, 오늘까지 독일 경제를 견실하게 이끄는 원동력이 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총리의 업적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슈뢰더 전 총리는 “지금 문재인 정부가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려는 시도는 분명 옳은 일이며, 지금의 독일이 이러한 시도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이를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하는 것은 반드시 그만한 가치가 있다. 정치지도자의 자세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비전을 갖고 현실을 극복해 내는 것이다. 개혁의 결과는 몇 년 후에 생기겠지만, 그 개혁의 결단은 지금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새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포용적 성장 등은 기존의 경제기조를 바꾸는 것이어서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나, 소통과 설득을 통해 그러한 불안을 해소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성과는 몇 년 후에 나타나는 것이지만 이 개혁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지금 우리 국민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